화장실에 책
어렸을 때 부터 화장실에 갈 땐 항상 책 한권씩을 가져갔던 것 같다. 여기에서도 화장실에 작은 독서실을(변기 앞에 작은 탁자 + 영어 사전 + 책 몇 권 ㅋㅋ) 하나 셋팅해 놓았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든다. 나름 영어 공부 해볼려고 회화책, 단어책 이런 것들도 놓아 봤는데 역시 술술 읽히는 책이 짱! 최근에 David Suzuki의 자서전을 하나 끝냈는데 어떨 땐 한 두문장, 어떨 땐 두세 페이지, 이렇게 거의 일년이 걸린 거 같다. 전공 서적을 제외하고 완독한 책으로는 겨우 세번째 정도 되나? (첫번째는 해리포터 1권, 두번재는 다빈치코드).

David Suzuki는 캐나다에서는 꽤 알아주는 환경운동가이다. UBC에서 교수도 하고 TV에 과학 다큐 프로그램 같은 것들도 진행하고 이후에는 각종 환경 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사람인데, 역시나 미국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모른다. 나도 전에 랩메이트가 강연회 갈래? 해서 뭐 저런 사람 강연회를 다 가나... 했었다. 어느 날 bookstore에서 누구 만날 약속이 있어서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날 그가 거기에서 사인회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. 아. 들어본 기억이 나서 그냥 사서 사인을 받았고 다 읽을 거라곤 생각치 않았는데 지금 보니 내 여러 가지 이념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. (사실 밴쿠버 살아서 이런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)


처음에 그가 어린 시절 받았던 인종 차별 얘기부터 확 빠져들어서 어떻게 노력해서 학생 회장까지 하게 되고 연구에 빠진 교수 생활을 하다가, 다시 인디언, 환경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어떻게 노력을 해왔는가...가 간략한 요약인데 그 역동적인 삶이랑 자연주의적 관점에 공감이 간다. 책을 읽을 때에는 이것 저것 쓸 말이 정말 많았는데 역시 글로 쓴다는 건 나에겐 꽤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. 결국 쓰고 싶었던 수십가지 얘기 중 하나만 간략하게 소개하는 걸로 책 하나 읽은 기록. (기억나는대로 ㅎㅎ)

Severn suzuki는 David suzuki의 딸로 다음 비데오는 1992년 UN 무슨 환경 summit에서 각국 대표들 앞에서 12살의 나이에 연설을 하는 모습이다. 자서전에 그 장면에 관한 일화가 나오는데 처음에 UN 환경 summit이 있어서 David도 NGO로서 참여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. 그런데 그 얘기를 듣고 Severn이 자기 elementary school에서 자기가 만든 환경 클럽도 참여하고 싶다는 것이다. 큰 NGO 단체들도 각국 대표들이 모여서 실질적인 회의를 하는 장소에는 못 들어가고 주위에서 으쌰으쌰 집회하는 겨우 그 정도인데 하물며 애들이 갈 수라도 있을리가 없어서 David도 그냥 웃고 넘겼는데, 이 꼬마들이 정말 갈려고 마음을 먹고 각종 모금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. 50달러, 100달러 이렇게 모으다가 결국은 소문이 나서 어느 사업가가 큰 돈도 기증하고 해서 이 꼬마들이 결국은 브라질에 학생 두 명과 인솔교사 한 명이 갈 돈을 모으고야 만다. 그런데 간다고 해서 뭐 이미 세계 각구의 UN 대표들이 참석하는 여러 회의에 이런 꼬마들이 들어갈 수 있을리가 없다. 각국 대표가 묵는 비싼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변두리에 숙소를 구하고는 고작 길거리에서 자기네들이 만든 전단을 나눠주고 자기네들이 말을 하는 게 할 수 있는 최선... 그런데 마침 Severn이 회의장 근처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UN 관계자가 그 모습을 보고 기억에 남았었는데 마침 프로그램 순서에 펑크가 나서 그는 Severn에게 그 대신 연설을 하겠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게 된다. 망설임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회의장에 가는 택시 안에서 연설문 작성하고 밖에서 한 번 읽고는 그 12살 꼬마는 각국 대표 앞에서 연설을 하게 된다. 연설은 아래 비디오를 보면 알 것이고 연설이 끝나자 각국 대표 (Canada 대표 포함)들이 이 꼬마에게 악수를 청하고 지원을 약속하고 나중에 컨택을 했다고 한다. 내가 나중에 우연히 매 해 UN에서 그 해 가장 영향력 있었던 사람들 리스트를 뽑은 리스트를 봤는데 1992년엔 Severn Suzuki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.

by 호빵 | 2008/11/17 05:17 | | 트랙백 | 덧글(0)
트랙백 주소 : http://zoolook.egloos.com/tb/3982735
☞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(트랙백 보내기) [도움말]

:         :

:

비공개 덧글



<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>